특정 연예인만의 작품 아닌데도 각종 논란 속 커지는 '콘텐츠 리스크' 수많은 스태프들 노고는? "'K-컬처 300조 시대, 사회적 기준 세워야"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



최근 연예인의 각종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미 제작을 마친 콘텐츠의 공개 여부를 두고 업계의 고민이 깊다. 스타의 '뜨고 짐'이 미디어에서 강력한 '도파민'으로 소비되는 시대에서 제작 당시 인물에 대한 호평이 있더라도 콘텐츠 공개 시점의 시차가 있기에 메이저릴게임사이트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주인공 급 연예인이 논란에 휘말렸을 때 콘텐츠 공개 여부를 판단할 공통의 기준이 부재하다. 이에 최근 K-콘텐츠 산업의 위상을 고려해 원칙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흑백요리사2'의 백종원과 '두번째 시그널'(시그널2)의 조진웅이다. 백종원 더본 코리아 야마토통기계 대표는 올해 '빽햄 품질 논란'을 시작으로 원산지 허위 표시, 식품위생법 위반 등 각종 논란이 더해져 지난 5월 이미 촬영을 마친 영상 외 방송 활동 중단 선언을 했다. 그가 출연한 MBC '남극의 셰프'는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22일까지 방영했다. 역시 백 대표가 나오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2'는 지난 16일 공개됐다.
백종원 출연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논란과 관련해 지난 17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기자간담회에서 김학민 PD는 “(백종원 출연 논란 관련) 시청자 피드백이 굉장히 많은데 무겁게, 그리고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즌3에는) 아직 말씀드리기 이르지만 어떤 반응이든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겠다”고 모호한 답을 내놨다. '흑백요리사2'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12월3주차 TV-O 바다이야기룰 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에 올랐다. 사실상 백종원의 경우 '콘텐츠 공개'라는 암묵적 단계로 들어선 것처럼 보이는데, 프로모션 영상 등에서 심사위원이라는 특성을 살려 백종원의 얼굴을 가린 모습과 뒷모습 위주로 편집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

오션릴게임

'두번째 시그널' 제작진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 관계자들이 함께 한 작품”

'두번째 시그널'의 경우 조진웅이 은퇴 선언을 한 후 지난 19일 제작진이 콘텐츠 공개 여부와 관련해 “현재 상황을 마주한 저희 역시 시청자 여러분의 실망과 걱정에 깊이 공감하며 무겁고 애석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두번째 시그널'은 기획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 관계자들이 함께 한 작품이다. '시그널'이 지닌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품과 시청자 여러분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여론이 어느정도 진정되면 추후 공개를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입장이다.
제작진 판단으로 공개를 강행해도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논란은 지속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가 이미 높은 제작비로 힘든 콘텐츠 업계의 '리스크'를 더하는 일이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조진웅 사태와 관련해서는 신인 배우도 아니었기에 예측이 불가능한 리스크였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제작진 각각의 판단보다 최소한의 판단 기준을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 tvN 드라마 '시그널' 주연배우인 이제훈, 김혜수, 조진웅의 모습. ⓒtvN



“K-컬처 300조 시대, 국가 차원에서도 기준 세워야”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K컬처 300조' 시대에 리스크 관리가 안되는 상황”라며 “언론에도 문제가 생기면 언론중재위원회 같은 기구가 조정을 하듯, 콘텐츠에도 이같은 문제가 생기면 조정할 기구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특히 대형 콘텐츠의 경우는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는데 대중문화교류위원회와 같은 곳에서 기준을 논의해볼 만 하다”라고 밝혔다. 김 평론가는 “콘텐츠 공개 여부를 결정할 때 사법적·형사적 문제인지, 개인적 해프닝이라면 도덕·윤리 문제인지 등 기준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판단 잣대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평론가는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공개되면 상대적으로 관대해지고, 국내 방송사는 더 큰 부담을 떠안는 것도 일종의 역차별”이라며 “안그래도 제작비 등 리스크가 큰 콘텐츠 업계에 이 같은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까지 지속적으로 터지는 상황은 국가 차원에서도 고민해야 할 문제이며, 제작진 판단에만 맡길 단계는 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딱 잘라 공개가 옳다, 비공개가 옳다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지금 기준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며 “유아인 영화 '승부'의 경우 프로모션만 하지 않았을 뿐 콘텐츠는 공개됐다. '시그널' 시리즈처럼 기다리는 시청자가 많은 작품은 이 같은 방향을 고려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안 그래도 투자 대비 리스크가 큰 콘텐츠 업계에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더해지는 형상이 반복되기에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판권을 가진 콘텐츠 기업의 자율적 판단이 존중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