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무제’(종이에 유채, 61×49.2㎝, 1973). 추정가 3억7000만원~5억5000만원으로 경매에 오른 이 작품은 시작가인 3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옥션 작품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면서 올라가는 작가들은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갖고 평생에 걸쳐 작업을 지속해나가고, 무언가를 탐구하고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면서도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작업이 확장된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하더라도 정서적으로나 미적으로나 누구나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면 금상첨화다. 이런 작가들은 미술사에도 유의미하게 기록된다. 하지만 어떤 미술작품이 훗날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신진 작가들의 작품일수록 더 그렇다. 다만 당장 미술시장에서 인기 있는 작가군은 미술품 경매를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작가가 전시를 통해 주로 신작을 판매하는 갤러리(화랑)들을 1차 시장이라고 한다면, 작품의 새 주인을 찾는 2차 시장인 경매에는 대부분 현재 시장 수요가 높은 작가들의 작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갤러리들에 비하면 경매에서 거래되는 작가 수는 매우 제한적이지만, 최소한 시장에서 꾸준히 거래되는 작품이 어떤 것들인지는 살펴볼 수 있다.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 2월 발표한 ‘2024년 미술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개 경매사(서울옥션·K옥션·마이아트옥션·헤럴드옥션·아이옥션·라이즈아트·에이옥션·칸옥션·컨티뉴옥션·토탈아트옥션)가 진행한 미술품 경매에서 10억원 이상의 낙찰총액을 기록한 작가는 총 21명이다. 이 가운데 낙찰총액 1위는 김환기로 73억7100만원을 기록했고, 구사마 야요이(58억2100만원)와 이우환(56억4900만원), 이배(55억9500만원), 김창열(51억2900만원), 윤형근(43억7300만원), 박서보(35억500만원), 전광【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전미경 기자]▲ 문형배 권한대행, 탄핵 인용 결정문 낭독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월 4일 오전 11시만을 기다렸다. 전날밤은 잠도 설쳤다. 막상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하기 시작했다. 초조함을 떨치려 일부러 요리를 하며 시간을 흘러 보냈다. 요리는 하고 있지만 귀는 다른 곳에 집중한다. 헌법재판관 8인의 등장 소식을 알리는 소리에 음식을 하다 말고 TV 앞에 앉았다. 등장마저 엄숙해 마치 내가 헌법재판소 방청석에 앉아 있는 긴장감이 흐른다. 오늘이 있기까지 수많은 반전과 변수들로 장르가 여러 번 바뀌었다. 어떤 작가도 이보다 더 드라마틱한 대본을 쓰지 못할 것이다(거부권으로 9인체제가 되지 못한 빈자리가 극적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3일 블랙코미디 같던 비상계엄이 발생하고 4월 1일 탄핵 심판 선고일이 고지되었으니 숏츠가 유행인 시대에 4개월은 보기 힘든 장편 드라마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완주했다. 사실, 그동안 탄핵만 되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3월 중순쯤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예측했고 사안이 간단하니 길어질 이유가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그러나 여정은 고비마다 변곡점들이 발생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탄핵소추 112일 만에 선고라 역대 최장이니 사상 유례없는 행보긴 하다. 다행인 건 이제라도 시즌을 완결했다는 것이다. (비상계엄 관련 기사로 시즌1,2 작성했다)처음 이 사건이 발생하고 헌재앞까지 도달하는길이 쉽지 않았음을 온 국민이 기억한다. 시민들의 힘으로 비상계엄은 막았지만 탄핵소추 때는 '계엄정당'의 저항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첫 시도에는 8표가 모자라 부결되었고 그건 어떤 힘으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수싸움였기에 진퇴양난이었다. 보이콧으로 투표하지 않고 도망간 국회의원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돌아오라고 울부짖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외침은 영화의 한장면처럼 여전히 눈물이 난다.그 현장을 목도한 시민들은 다시 광장으로 나갔고, 그 힘으로 재표결